더존디지털 씨앤텔 세원텔레콤 등 일부 코스닥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당초 공정공시로 밝힌 예상치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공시로 실적을 '뻥튀기'했다는 의미다. 이런 사례가 잦아지면서 코스닥증권시장은 4월부터 늦게 예측정보를 공시할 때 구체적인 추정 및 판단근거를 상세히 적도록 의무화했다. 더존디지털은 12일 지난해 매출액 2백70억원,경상이익 4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1월8일에 공정공시했던 매출액 2백80억원,경상이익 80억원보다 급감한 것. 회사측은 "지분법 평가손실 및 투자유가증권 감액손실이 예상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동원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공정공시한 실적은 향후 회계감사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더존디지털의 경우는 실제 수치와의 차이가 너무 컸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특히 배영민 전무 등 더존디지털의 임원 및 특수관계인 4명이 지난 1월 공정공시 후부터 이달 초까지 3만8천여주(0.87%)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판 가격은 평균 1만원대지만 최근 주가는 6천∼7천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이 공정공시 후 악화된 실적을 내놓은 코스닥기업은 세원텔레콤 삼보정보통신 디엠티 등 10여개사에 달한다. 특히 성도이엔지 씨앤텔 하우리 지티앤티 등은 당초 흑자로 공시했던 실적이 실제 적자를 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공시를 믿고 투자하는 투자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윤권택 코스닥증권시장 공시서비스팀장은 "앞으로 세부 근거자료를 첨부하지 않고 공정공시하는 기업은 공시와 주가 흐름을 면밀히 파악해 '뻥튀기 공시'가 의도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