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1일 사상최대의 물갈이성 '3.11' 검찰인사를 단행하자 법무부와 전국 검찰조직은 충격에 휩싸였다. 상당수 검사들은 대대적인 '서열파괴형' 물갈이와 '파격성'에 놀라움을 보이면서 대체로 검찰 내외로부터 신뢰와 신망을 받는 인사들이 전진 배치되는 등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광수 검찰총장 내정자는 이날 "검찰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연구만 해온 검찰개혁을 지금부터는 실천해 거듭나는 검찰이 되겠다"고 검찰개혁을 예고했다. ◆ 인사 특징과 배경 ='서열.기수파괴'와 '부실수사 논란' 연루자의 주요 요직 배제가 특징으로 꼽힌다. 새 정부의 강력한 검찰개혁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시 16회 출신인 서영제 청주지검장이 사실상 고검장급으로 통하는 서울지검장으로 전격 발탁된 반면 대검 중수부장을 거친 사시 14회 유창종 서울지검장이 서열에서 밀리는 검사장급인 대검 마약부장으로 좌천된 것은 대표적 '서열파괴'인사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안팎에서 두루 신망받는 인사를 전진 배치했으며 검찰의 신뢰 손상에 책임 있는 검사장들을 요직에서 배제하는 등 기수를 벗어나 적재적소 원칙에 따라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보호관찰제도에 해박한 박사학위 소지자인 정동기 서울고검 형사부장(사시 19회)이 법무부 보호국장에 승진 임명된 것은 '전문성'과 '적재적소' 인사원칙으로 보인다. '공안통'인 안영욱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장(사시 19회)이 울산지검장으로 발탁된 것도 마찬가지다. ◆ 향후 전망 =송광수 대구고검장의 검찰총장 내정과 함께 검찰 고위직에 대한 파격 인사로 검찰내 고위 간부들의 진퇴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주요 보직에 초임 검사장급인 사시 18,19회가 이례적으로 발탁되면서 서열 파괴가 현실화됨으로써 검찰내부에는 사시 13∼15회 선배 기수들의 거취문제를 놓고 온종일 술렁였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된 대검 간부를 비롯한 일부 검사장들은 이날 사무실에서 두문불출하며 진퇴 문제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의 한 간부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인사를 할 줄은 몰랐다"며 "인사권자의 맘에 들지 못한 사람들에겐 상처가 클 것 같다"고 인사 후폭풍을 우려했다. 한편 사시 13회중 김학재 대검차장에 이어 명노승 법무부 차관이 이날 사퇴했다. 또 전주지검장과 부산고검 차장으로 각각 좌천된 김영진 대구지검장(사시 14회)과 김규섭 수원지검장(사시 15회)도 사표를 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