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삼성 LG 현대 등 민간연구기관장들은 7일 오찬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경기동향과 관련,"경제상황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으므로 경기를 연착륙시킬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민간 연구소장들은 "북핵과 이라크사태 등 외부악재의 영향이 워낙 심각하다"며 정부의 포괄적인 대책 필요성을 주문했고,김 부총리는 "경기가 침체되고 있지만 지나친 부양책을 쓸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재정 조기집행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올해 경제성장률 수준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재정 조기집행은 경기침체를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내겠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민간소비나 건설투자 등 내수가 어느 정도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지나친 위축으로 경기가 급랭하지 않도록 재정의 조기집행 등 거시경제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경기를 연착륙시켜야 한다. 새로운 제도는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고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는 소송남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장치가 병행돼야 한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수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내수위축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다.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도 악화돼 2·4분기 이후 수출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이 4∼5%대 초반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기업들의 체감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2∼3%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장=하반기 경기상황은 상반기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약화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소재·부품산업을 육성해 수입유발구조를 해소하고 금융중개기능과 자본시장을 질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박상용 증권연구원장=증권사간 과당경쟁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기업합병·인수(M&A)와 구조조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금융시장을 활성화하고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은행 업무를 주요기능으로 둔 선도 증권사를 육성해야 한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