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틱낫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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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불(生佛)은 문자 그대로 살아있는 부처로,수행끝에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베트남의 틱낫한,캄보디아의 마하 고사난다 스님 등이 그러하다. 이 스님들의 공통점이라면 '깨달음'을 일상적인 쉬운 언어로 표현해 생활속에서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 참여불교의 선구자들인 셈이다.
이들이 저서나 강연 등을 통해 사회개혁운동을 펼치고 해외포교에 앞장서는 일은 모두 참여불교의 일환이다.
달라이라마 등 스님들은 자국의 정치·사회적인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 해외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러한 사정이 오히려 중생포교에 크게 기여하는 측면도 없지 않은 듯 하다.
틱낫한 스님(Thick Nhat Hanh·77)이 오는 16일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이다.
반전운동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스님은 1백여권의 책을 저술했는데 지난해 출간된 베스트셀러 '화(원제 anger)'로 우리와 더욱 친숙하게 됐다.
프랑스로 망명해 명상수련센터 '프럼빌리지'를 세운 스님은 '보행명상(步行冥想)'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스님은 특히 인간이 제어하기 힘든 '화'에 대해 많은 메시지를 던지며,화를 품고 사는 것은 마음속에 독을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화는 곧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시기 절망 미움 두려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여자들은 화를 너무 참아서 병을 얻고 남자들은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폭력적으로 변한다"며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고 설법한다.
이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세상이어서 누구도 화를 비켜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틱낫한 스님은 사람의 마음을 밭에 비유하며 미움이 아닌 기쁨 사랑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할 때 일상에서 잃어버린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화를 끌어안고 다스려야 하는데 옹골찬 의지로 씨앗을 틔우는 일이 급선무인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