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가 미군의 자국 영토주둔을 거부함에 따라 미국의 대이라크전 구상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새로운 작전계획인 '플랜 B'를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플랜 B'는 당초 이라크 북부지역에 투입키로 했던 병력과 장비를 남부지역인 쿠웨이트 또는 기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북부전선으로 공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따라서 투입 병력도 육군 보병사단 대신 공중 기동력이 뛰어난 제101공수 사단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또 터키 인근 지중해상 함정에서 미군 병력의 상당수와 중화기들이 쿠웨이트쪽으로 재배치된다. 그러나 작전이 이같이 변경될 경우 미국은 병력 공수에 따른 값비싼 비용과 군사적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된다. 또 전쟁 발발시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반군들의 협조를 얻는다는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미군이 감수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센터의 앤서니 코드스먼 연구원은 "주력 지상병력이 쿠웨이트 한 곳에서만 나올 경우 미군 진로에 대한 예상이 용이해져 생화학 무기 등을 사용한 이라크측의 선제공격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미 상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민주당 중진인 조지프 바이든 의원은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터키라는 선택권의 상실이 우리의 성공적 군사 수행 능력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