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퇴임후 동교동 자택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5년의 대통령 임기를 끝내고 지난 24일 동교동 사저로 돌아온뒤 특별히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은채 조용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연인으로의 복귀 후 처음으로 맞은 1일과 2일 연휴도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사사로운 얘기를 나누면서 조촐하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로 돌아온지 거의 1주일이 됐지만 아직까지 동교동 대문밖을 나선 적이 없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 다음날인 25일 오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취임식 경축사절로 방한한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을 면담하고 26일에는 스칼라피노버클리대 교수 등 미국 아시아재단 인사들을 면담한 것 이외에는 외빈과의 면담도 자제하고 있다. 정계.종교계 등 국내 인사들은 물론 외국 저명인사들로부터의 면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나 정중히 사절하고 있다고 김 대통령의 한 측근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이처럼 `칩거'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5년의 대통령 재임기간 누적된 피로를 풀고 파란만장했던 40여년의 정치역정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도 지난 24일 대국민 퇴임인사를 통해 "일생동안, 특히 지난 5년동안 저는 잠시도 쉴새없이 달려왔다"면서 "이제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한정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앞으로 푹 쉬시면서 조용하게 지낼 것"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한 기사도 나올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휴식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김 전 대통령에 부과된 책무, 조국과 민족에 대한 열정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도 퇴임인사에서 " 앞으로도 저의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민족과 국민에 대한 충성심을 간직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