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6일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 초청 강연에서 "외국인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자 유치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시장 중심의 미국식 자본주의는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어 지난 3년간 취약성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독특한 복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스웨덴처럼 한국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세계화 전략 역시 한국적 상황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최근 세계경제 불안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이 이라크 전쟁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현재는 세계가 전쟁을 막기 위해 대화를 하려는 국면이고 전쟁 이후의 상황도 지금으로서는 매우 유동적"이라고 진단했다. 또 북한 핵문제와 관련, "북한의 핵 보유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화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 개혁을 이끌었으며 2001년 조지 애커로프 교수, 마이클 스펜스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