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경기둔화속에서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 온라인뉴스사이트인 CNN머니는 20일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Shades of stagflation)란 기사를 통해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1월 도매물가가 13년만에 가장 큰 폭(전달대비 1.6%)으로 상승해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핵심원인으로 유가급등을 꼽았다. 유가급등은 제조업체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켜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반면 소비심리는 위축돼 생산활동을 크게 둔화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1973∼74년 1차 오일쇼크 때 유가가 단기간에 4배 치솟으면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미국인들의 소비지출이 연간 70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급등이 '물가상승-소비감소-생산부진'이란 악순환을 초래,미국경제가 지난 70년의 '경기둔화속 물가상승'현상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머니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는 원자재값도 물가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최대의 무역적자,재정적자 확대,지정학적 위기고조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달러도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다른 요인이다. CNN머니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직 디플레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라크사태 악화로 유가가 한 단계 더 급등할 경우 미국경제가 스태크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