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늑장 보도 비판에 이어 국가적 비극사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송되고 있는 오락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도마위에 올랐다. 20일 KBS.MBC.SBS 등 방송3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대구 지하철 참사로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어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시기에 그저그런 오락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은 방송사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는 신랄한 비판의 글들이 잇따랐다. 시청자 김정은씨는 "지금 때가 어느때인데 오락프로 보면서 히히덕거려야되겠습니까? 최소 며칠만이라도 참사당한 유가족에게 위로와 조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도 오락프로를 자제해야 되는거 아닙니까"하고 질책했다. 오락프로그램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SBS는 일부 예능 프로그램 방송을 취소키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오는 22∼24일 방송 예정된 「코미디타운」「생방송 SBS 인기가요」「뷰티풀 선데이」「대통령 취임 전야제」를 취소하고 「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 특집」 등으로 대체키로 했다고 SBS는 설명했다. KBS 2TV는 전날 「야!한밤에」를 방송하지 않았으며 오락성이 담긴 프로그램을방송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현재 구체적인 교체 대상 프로그램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MBC는 아직까지는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와 관련해 예능 프로그램의 취소 여부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방송사들은 사고 발생일인 지난 19일 낮시간 MBC와 SBS는 여자프로농구와 검도대회를 중계하면서 사고속보를 전하는데 그치고 KBS 1TV는 오후 2시50분까지 정파(방송을 하지 않음)를 지속, 시청자들로부터 초동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