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같은 내수경기 위축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도 '더블 딥(반짝 상승 후 재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최근 경기동향과 당면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축으로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반짝 상승했던 국내 경기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수경기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인 '내수순환지수'는 지난해 8월 기준점인 '0' 밑으로 하락한 뒤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 지수가 '0' 이하면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 내수 위축과 함께 미.이라크전쟁,북핵문제 등 대외 여건까지 악화되면 국내 경제는 △경기침체 △물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 '3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됐다. 이 경우 당초 5%대로 예상했던 올 경제성장률이 4%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누적된 가계부채 등으로 작년처럼 소비가 성장을 이끌기 어려운 데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미.이라크 전쟁이 단기전(4∼6주)으로 끝나면 국내 성장률은 5%대를 유지하고 물가상승률은 3%대, 연평균 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25달러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성장률은 4%대 이하로 떨어지는 반면 물가는 4%대 후반으로 치솟고 유가는 3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점쳐졌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나라안팎의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으므로 정부의 경제정책은 경기 급랭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에 재정을 조기 집행한 뒤 하반기에 긴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콜금리는 당분간 현 수준으로 유지하되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