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하이브리드 시대] 게임업체 '만리장성'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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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이 국내 게임업계의 새로운 대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찌감치 현지에 뛰어든 액토즈소프트를 비롯 엔씨소프트 웹젠 넥슨 CCR 등 국내 주요 게임개발사들이 너나할 것없이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 사용인구가 4천5백80만명(2002년 6월말기준)에 달하고 이가운데 20%가 온라인 게임을 즐길 정도로 게임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점차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한국을 대체할 유일한 시장이나 다름없어 국내업체들로선 놓칠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불투명한 기업관행과 불법 해킹 등으로 로열티 미지급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고 최근에는 이로 인한 계약파기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사업 걸림돌도 만만찮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중국 앞으로"=엔씨소프트 웹젠 등 중국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개발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라이선스 계약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 게임을 수출한 국내 개발사는 약 30여개사.2001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중국 진출은 이제 게임업계에 통과의례로 여겨질 정도다.
중국 온라인게임 상위 10개의 동시접속자수는 지난 2001년말을 기점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동시접속자 규모가 80만명대에 진입했으며 올해는 90만~1백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PC방의 경우 지난해 베이징 PC방 화재사건 이후 중국 당국의 관리가 심화돼 증가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2만9천6백70여개의 PC방이 성업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 게임업체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엔씨소프트 웹젠 등 자본력을 갖춘 개발사들은 현지의 유명 인터넷업체들을 파트너로 선정해 합작법인을 설립,중장기적 전략에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넥슨 CCR 등 국내상위권 개발사들 역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장의 그림자=중국은 성장의 높은 파고만큼 골 역시 깊은 시장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개발사들은 사전준비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조차 일고 있다.
최근 불거진 "미르의전설2"의 계약파기건이 대표적 사례다.
이 게임은 중국진출 2년여만에 동시접속자 60만명을 돌파하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동시접속자 60만명이란 같은 시간대에 60만명의 게이머들의 같은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규모다.
"미르의 전설2"의 공동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샨다와 계약을 맺고 라이선스 형태로 이 게임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샨다측은 그동안 매출내역 공개를 기피하는 한편 중국내에서 벌어진 해킹 등을 이유로 로열티 지급을 미뤄왔다.
지난해 7월 이후 미지급 로열티만 1백억원에 달한다.
결국 액토즈소프트측은 최근 샨다와의 계약파기를 발표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약파기 이후에도 샨다측이 계속해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고 국내 개발사들은 이에 대한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법률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소송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별 실효가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는 공동으로 중국 베이징 지역에 근거를 둔 유력 서비스업체를 선정해 새로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미르의전설2"뿐 아니라 많은 국내 개발사들이 중국 파트너들의 계약금 미지급과 서비스 부실 등으로 곤역을 치르고 있지만 모두 쉬쉬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칫 바깥으로 사안이 불거질 경우 중국 파트너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년간 중국 비즈니스를 해온 개발사의 한 사장은 "중국 진출시 가장 우선적인 검토 사항은 파트너의 신뢰성"이라며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계약금과 같은 당장 눈앞의 이익때문에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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