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욱 삼성제일병원장(54)은 찬물 한컵을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기상한 뒤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냉장고. "생수병에서 물 한잔을 따라 천천히 들이킵니다. 보통 새벽 4∼5시쯤에 일어나 물을 마시면 독서를 하거나 사색에 잠길때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공복에 마시는 물은 밤새 몸속에 축적된 노폐물을 씻어주면서 위의 활동을 촉진시키죠." 심 원장은 병원내에서 '물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심 원장이 출근하면 비서는 물 한잔부터 내온다. 병원내 다른 곳을 찾아가 이야기할 때도 항상 물을 대접받는다. 회의를 하거나 업무상 사람을 만날 때도 심 원장 앞에는 언제나 '맹물'이 놓인다. "체질상 몸에 열이 많고 땀을 흘려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죠.하루에 20잔 이상 마시니까 생수로만 2ℓ이상의 물을 섭취하는 셈이죠.커피나 주스 등 다른 음료는 살찔 염려가 있기 때문에 거의 즐기지 않고 생수만 마십니다." 심 원장은 물을 많이 마시면 노화로 인한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몸 안의 수분 함유량은 줄어들게 된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몸 밖으로 나오는 수분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따라서 수분을 체내에 충분히 공급해야만 신체의 리듬을 잘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은 입 위 장 간장 심장 혈액 세포 혈액 신장 등의 순서로 돌면서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고 혈액과 조직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합니다. 또 혈액을 중성 내지 약알칼리성으로 유지시키고 체내의 열을 발산해 체온을 조절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합니다." 심 원장은 바쁜 업무로 인해 자주 운동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학창시절 기계체조 선수로도 활약했던 심 원장은 2000년말 병원장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다. 2001년부터는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병원 라운딩'으로 '헬스클럽 운동'을 대체했다. "1주일에 3∼4회씩 4개로 나뉘어 있는 병원 건물들을 지하부터 옥상까지 돌아봅니다. 운동의 목적도 있는 만큼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습니다. 길이로 따지면 5㎞는 족히 되지요. 1시간 가량 빠른 걸음으로 한번 돌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습니다." 심 원장은 국내에서 부인암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암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생활과 함께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 원장이 스트레스를 푸는 비결도 '물'이다. 주말에는 부인과 함께 바다나 강 호수를 찾는다. 그는 "물을 보면 가슴이 확 트이고 삶의 의욕이 새롭게 솟는다"며 "산보다는 물이 좋으니 체질적으로 물과 가깝게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