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경희의료원이 1986년부터 2000년까지 간질환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5년 주기로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 가운데 알코올성 간질환의 비중이 86~90년 6.5%(4백4명)에서 91~95년 10.3%(8백51명),96~2000년 15.3%(1천5백56명)로 계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형,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질환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알코올성 간질환은 음주인구와 음주량 증가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의들은 "많은 사람들이 만성 간염과 간암을 대부분 바이러스성이라고 생각해 알코올성 간질환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알코올성 간질환도 제 때에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되므로 금주와 영양섭취 등을 통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 도움말:이정일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교수 > ◆종류및 증상=하루에 처리 가능한 알코올의 양은 성인남성 기준으로 약80g이다. 지방간을 비롯한 알코올성 간질환은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서 생긴다. 술로 인한 간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간경화)의 단계로 진행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이나 알코올 대사 과정 중에 생긴 물질에 의해 간세포내의 지방산 산화과정이 억제돼 지방이 축적되는 경우에 생긴다. 만성 음주자의 75% 이상에서 지방간이 발생한다. 특별한 증상은 없고 간이 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간염은 지방간의 단계를 넘어서 간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간세포가 파괴된 것이다. 식욕부진 체중감소 구토 쇠약감 복통 황달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심한 환자는 간부전이나 정맥류 출혈 등이 나타나며 간염이 급격히 진행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지방간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면 20~40%에서 알코올성 간염이 생긴다. 간염이후에도 계속 술을 마시면 약 40%에서 간경변증이 발생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증(간경화)은 만성적인 염증 후 간에 섬유화 조직이 쌓여 간이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알코올성 간경화증은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보다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간기능 저하로 인해 식도정맥류출혈 복수 간부전증 등의 합병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합병증이 나타날 경우 5년이후 생존율이 20~30%에 불과할 만큼 치명적이다. ◆치료=가장 중요한 요법은 술을 끊는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약을 복용하더라도 술을 계속 마시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지방간은 술을 끊고 영양섭취에 신경쓰면 3~6주안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에 걸리면 완치하기 힘들기 때문에 지방간 단계부터 금주 등을 통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는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결핍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충분한 칼로리와 비타민을 섭취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증은 합병증에 대비한 적절한 약물치료와 영양소 결핍을 조절하는 대증 요법을 병행한다. 간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질병 초기엔 증세를 찾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전신 쇠약감,구토,식욕감퇴,체중감소,배 오른쪽 윗부분 불쾌감이나 통증,황달,붉은색 소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간질환을 의심해 보고 검사를 받는게 좋다. 또 증상이 없어도 간 기능검사를 해보면 이상이 발견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과음과 과로에 노출돼 있는 40~50대 남성은 매년 1회 이상 정밀검진을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 < 간질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가슴 등에 거미 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콧등 코주위 볼에 혈관이 드러난다. -엄지손가락이나 새끼손가락 아랫부분이 빨개진다. -피부가 누렇게 뜨거나 눈흰자위 부분이 노랗게 된다. -손톱이 깨지거나 하얗게 된다. -아랫다리가 붓는다. -몸이 가렵다. -오른쪽 옆구리 또는 늑골이 아프거나 붓는다. -오른쪽이나 왼쪽 늑골 아래를 누르면 딱딱한 게 잡힌다. -얼굴이 얼룩덜룩하게 검어진다. -오줌색이 진하거나 빨갛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