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도미노'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선진 경제국인 미국 일본 독일 영국이 최근 올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일제히 낮췄다.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신흥시장국들의 성장 예상치도 모두 하향 수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는 성장축 상실의 위기를 겪으면서 작년의 경기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라크전쟁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증시가 침체하면서 기업투자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성장저해 요인들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 성장 전망치가 당초보다 0.25%포인트 낮은 3.2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중앙은행도 이날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금년 예상 성장률을 작년 11월 전망치인 3%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침체 위기에 몰린 독일의 성장률 예상치도 깎였다. 독일 최대 경제연구소인 이포(Ifo)는 올 성장률을 작년말에 예상했던 것보다 0.3%포인트 떨어진 0.9%로 낮췄다. 일본의 올 예상 성장률도 0.8%에서 0.5%로 떨어졌다. 성장률 하향조정은 고성장권인 동아시아 신흥시장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작년 10월에 전망한 5.6%에서 5%로 낮췄다. 또 말레이시아(5.2%에서 4.7%), 싱가포르(4.7%에서 3.8%)의 성장전망치도 떨어뜨렸다. 선진7개국(G7)은 경제상황이 예상외로 악화되자 공동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21일 파리에서 열리는 올해 첫 G7 재무장관회담에서 불황 타개방안이 주요 의제"라며 "G7 국가들이 물가하락 증시침체 등의 세계경제 현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훈.최인한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