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개시여부를 결정할분수령이 될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2차 보고서가 오는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인 가운데 유엔이 對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위한 새 결의안의 논의에 착수했다. 미국과 영국은 무력사용 결의안이 유엔에서 거부될 경우에 대비, 유엔 승인없이도 전쟁을 개시할 수 있음을 재천명하는 한편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는 독일과프랑스 등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 이와함께 2천명 규모의 미 해병원정대(MEU)가 쿠웨이트에 도착한데 이어 미 국방부가 추가로 예비군 4천명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는 등 걸프지역 파견 미군병력이15만명 규모에 달했다. ◆새 유엔결의안 작성중 = 애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새 결의안의 문안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새 결의안이 이라크가 무장해제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유엔 결의 1441호의 경고를 구체적으로 집행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해 對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요청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문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문구에관한 대화가 진행중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은 그동안의 사찰 결과를 담은 2차 보고서를 오는 14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다. 미국은 걸프지역에 대한 파병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유엔의 승인없이도이라크 공격을 개시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찰단의 이번 보고는이라크 전쟁 개시를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도 "우리는 현재 진실의 순간에 도달하고 있다"면서 이라크 공격에 반대해 사찰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등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 그는 이날 의회 청문회에 참석, 프랑스와 독일이 사찰단에 얼마의 기간을 더 주기를 원하는지, 또 이라크가 곤경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지 등을 물어볼 계획이라며이들 우방들도 결국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무력 사용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또 "문제는 사찰단 증원이 아니라 이라크의 비협조"라며 "문제를평화적으로 해결할 지, 또는 무력 충돌을 통해 해결할 지 여부를 결정할 진실의 순간에 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유엔의 對무력사용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유엔의 승인없이도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병력 동원규모 15만명 = 미 국방부는 지난 주 4만명의 주 방위군과 예비군에 대한 동원령을 내림으로써 향후 이라크 전쟁에 대비해 동원한 병력규모가 총 15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전에 대비해 미국이 파병을 계획중인 병력규모 25만명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또 2천명 규모의 미국 해병원정대(MEU)가 이날 쿠웨이트에 도착, 훈련에 돌입했다. 이 부대는 캘리포니아 샌 디에이고 주둔 제15 해병원정대 소속으로, 이미 쿠웨이트에 배치중인 수 천명의 해병대와 합류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적 함정 침투나 파괴, 저격 등의 특수 훈련을 받은 100명 규모의 해병특수부대도 쿠웨이트에 도착했다. ◆사찰단 활동 계속 = 유엔 무기 사찰단은 이날 이라크의 우라늄 수입에 연루된것으로 알려진 이라크의 전 외교관 1명을 면담하고 겨자가스 및 포탄 파괴작업을 벌이는 등 활동을 계속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지난 1998년 이라크가 니제르로부터 우라늄을 수입했다는 주장과 관련, 이에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의 한 전직 외교관을 사찰단이 면담했다고 밝혔다. 면담은 이라크 외무부 청사에서 이뤄졌으며 발언 내용은 모두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단은 이와함께 바그다드 북쪽에 위치한 이라크 군시설에서 겨자가스 및 포탄의 파괴작업에 돌입했다고 우에키 히로 사찰단 대변인이 밝혔다. 우에키 대변인은 겨자가스가 채워진 4개의 플라스틱 컨테이너와 155㎜ 포탄 10개를 파괴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으며 이라크 전문가들의 협력하에 앞으로 4∼5일간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바그다드.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