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이저리거 3인방 박찬호(텍사스), 김병현(애리조나), 최희섭(시카고)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시작됐다. 올시즌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이들은 미국 애리조나주 일대에서 차려지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꿈을 갖고 열띤 훈련에 들어간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스에 도착한 박찬호는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14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며 김병현은 15일부터 투산의 일렉트릭파크에서 선발 진입을 위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또한 최희섭도 11일 메사의 피치파크에서 몸을 풀기 시작하며 올 시즌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차기 위한 야심찬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 시즌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 부족과 에이스에 대한 과중한 부담, 각종 부상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박찬호는 이번 스프링캠프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무대다. 새로운 에이스를 영입해야 한다는 등의 미국 언론의 혹평을 받아온 박찬호는 올시즌에는 부상의 공포에서 완전히 회복, 위력적인 직구 스피드를 살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 이에 텍사스의 존 하트 단장도 "박찬호는 변함없는 우리 팀의 에이스"라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올 시즌 마무리에서 선발 투수로 보직 변경을 선언한 김병현은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버티는 최강의 마운드에서 존 페터슨, 미겔 바티스타 등과 치열한 경쟁을벌여야 한다. 김병현은 체력 소모가 많은 언더핸드 투수라는 약점과 주전 마무리투수 매트 맨타이의 부상 회복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변수 때문에 오직 실력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힘든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최희섭 또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자리를 굳히기 위한 싸움이 쉽지 않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보는 시카고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믿음이 가는 노장 선수들을 기용할 것으로 보여 LA 다저스에서 영입한 에릭 캐로스와의 팀내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홈페이지가 운영하고 있는 팬터지게임은 최희섭의 가치를 31위의 캐로스보다 앞선 24위에 올려 놓아 무한한 잠재력을 갖춘 최희섭에게 더많은 점수를 주었다. 올 시즌의 운명을 좌우할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집결한 한국의 3인방이 흘린땀이 얼마나 결실을 거둘 것인지는 27일부터 일제히 열리는 캑터스리그 시범경기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