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불황의 시대가 시작됐다.내일이 오늘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라."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 커버스토리 '감속(減速·경기침체)의 시대'를 통해 "세계경제가 성장기와 단절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경영상식을 바꾸는 '신 경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업 경영에서 근간을 이뤄온 '성장, 기대, 신용'등의 개념을 버리고 역발상 경영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상장 자진철회 △무차입경영 포기 △외형보다 수익중심 등을 그 예로 들었다.


◆디플레 불황=지난 3백여년 간의 역사에서 20세기 후반은 전례가 없는 장기 호황기였다.


올 들어 가속화된 주가 폭락과 금융시장 불안은 경기 침체가 아닌 '디플레 불황'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디플레 불황은 3,4년전 일본에서 시작됐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세계 시장에 저가 상품을 쏟아내면서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세계적 펀드매니저인 미국의 빌 그로스는 "중국의 저가제품이 일본에 이어 미국 시장에 공급되면서 디플레가 전세계로 전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디플레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근거는 금리가 30,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데도 각국은 기회만 되면 금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역발상 경영 케이스=1990년 이후 매년 이익이 급증하고 있는 일본 공압공구 업체 UHT사의 경우 지난해 10월 자스닥에서 철수,비공개 기업의 길을 택했다.


오카다 기사히로 사장은 "지금의 디플레시대가 빨리 끝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구조조정이나 사업 축소 등이 필요한데 비공개 기업이 훨씬 의사 결정을 하기 쉽다"고 말했다.


키리우(자동차부품) 시시아이(자동차부품) 마인마트(유통) 등도 지난해 스스로 회사를 상장 폐지시켰다.


전국 2위(소득기준)의 호텔체인 회사를 경영하는 노구치관광은 사내 잉여금이 많은데도 차입금을 다시 쓰고 있다.


이 회사는 영업 호조를 바탕으로 1천8백억원 가량의 잉여금을 쌓아두고 10여년 간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노구치 히데오 사장은 "안정된 시대라면 현금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지금은 화폐개혁이 단행됐던 전후처럼 내일을 알 수없는 불안정한 시대이기 때문에 현금만 많이 보유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쓰비시전기처럼 외형보다 수익력 향상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는 대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회사 주력인 반도체 사업을 히타치와 통합,축소시켰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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