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재 총영사관은 5일 현대상선의 대북비밀송금과 남북 정상회담 및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연관지은 미국 유력지 월 스트리트 저널의 사설에 대해 항의하고 정정을 요구했다. 다음은 `김정일에게 돈 바치기(Paying Off Kim Jong Il)'라는 제목의 사설 전문. 『기독교인들은 평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은 고마운 존재라고 믿도록 교육받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 창조자가 되는 것이 좋은 점이 있다면 그것은 (대립하는)양측 사이에 진정한 공통분모를 찾는데 있다. 만일 한쪽이 평화실현을 구실로 다른 쪽을 이끌어내기 위해 돈을 준다면 세계는 사실상 더 나빠진다. 더욱 항구적인 해결의 바탕을 마련할 기회가 허비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난주 한 한국기업이 2000년 6월 김대중 한국 대통령과 북한 독재자 김정일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2억200만달러를 비밀리에 지급했다는 폭로가 있은 후 떠오른 생각이다. 남북한간의 이 명백한 돌파구는 노벨위원회로 하여금 김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토록 했다. 북한이 돈을 받기 위해 정상회담에 참가했기 때문에 이제 이 상은 전적으로 받을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현대상선이 북한에 지급한 돈의 진정한 출처를 은폐하는데관여했을 지도 모른다. 같은 글씨로 씌어진 6개의 다른 이름으로 발행된 26장의 수표가 이 돈의 출저를 은폐하는 데 사용됐다. 이 돈은 정부소유인 산업은행의 대출금이었다. 한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은 북한에 지급된 돈의 양은 훨씬 더 많으며 이러한 자금이 북한군의 재래식 무기와 핵개발 계획에 필요한 부품 구입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정일이 정치가로서의 행동보다 돈 우려내기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아직도 의심하고 있는 사람은 지난주 그가 사전에 약속했음에도 한국의 특사를 만나기를거절했음을 눈여겨 볼 수 있다. 분명히 이제는 관행이 된 경화(硬貨) 뇌물을 받지못했던 것이다. 아마도 이제 한국인들은 지난해 보여줬던 반미주의에서 벗어나 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장해온대로 더욱 신뢰할만한 채찍과 당근식 접근법의 장점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노무현 한국 대통령 당선자는 아마도 남북한 평화에 이르는 길로 뇌물을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