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경제교육은 금융사 입장에선 '트로이의 목마'와 같습니다. 충성도가 높고 건전한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적인 마케팅 수단이죠." 비자카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교육담당 이사인 에드나 램 이사(33). 그는 청소년 경제교육은 금융사에게 있어서 가장 확실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금융사의 미래 고객입니다. 고객들이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금융상품을 이용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피해는 고객에겐 '채무'로, 금융사에겐 '부실채권'으로 돌아옵니다." 램 이사는 지난해 11월 비자카드 아.태지역본부가 개설한 웹사이트인 '마이머니 스킬'(MyMoneySkill.com)이 청소년들에게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한 교재'라고 소개했다. "이제까지 아시아국가들은 미국 유럽과는 달리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경제교육에는 소홀했지요. 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이 청년 신용불량자수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램 이사는 "청소년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금융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규제가 아닌 청소년 경제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제교육 부재의 후유증'을 설문자료를 나열해가며 설명했다. "비자카드는 지난해 5월 한국 대만 홍콩지역의 청소년 6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가 학교나 가정에서 경제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56%는 신용카드 이자율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청소년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 설문이었죠." 램 이사는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판단, '마이머니스킬'이란 금융교육 사이트를 지난해 11월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은행이용법, 신용카드 사용법, 부채관리법 등에 관한 각종 금융지식을 담고 있다. 비자코리아도 한국판 마이머니스킬을 만들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4월이면 국내에서도 이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비자카드는 전세계 2만1천개의 은행과 카드사를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는 비영리 법인"이라며 "회원사와 카드 이용자들의 상호 이익을 위해 지속적인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