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경유차 환경위' 구성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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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내수판매가 잠정적으로 중단된 기아자동차의 경유승용차 카렌스Ⅱ 판매재개가 결국 무산될 모양이다.
경유승용차의 본격적인 판매허용시기,배출가스기준과 경유가격의 조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경유승용차 환경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라는 명분도 좋지만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같은 결정은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더구나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직접 이해당사자인 자동차업계를 배제한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두가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하나는 경유승용차에 대한 환경부 정책이 비현실적이며 공연히 통상마찰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유승용차의 배출가스에 대한 국내기준이 현행 유럽기준에 비해서는 물론이고, 오는 2005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한층 강화된 기준보다도 훨씬 엄격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본다.
이같은 기준강화는 결과적으로 국내판매를 사실상 금지한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러니 매년 수천대의 국산 경유승용차를 수입하고 있는 유럽측이 우리에게 불만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다른 하나는 카렌스Ⅱ의 내수판매 금지가 대기오염 방지에 실질적으로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이다.
백번 양보해서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경유차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고 해도, 버스나 대형트럭 등 대형 경유차의 배출가스 기준부터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그런데도 환경부가 상대적으로 대기오염이 훨씬 덜한 소형 경유승용차의 배출가스 기준을 지나치게 강화하고 판매까지 못하게 한 것은 환경단체를 의식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최근 경유승용차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는 경유가격 인상으로 조절해야지 경유값은 그대로 둔채 판매만 제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본다.
가능한 한 대기오염을 줄여야 하는 건 옳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이고 경유차가 이 문제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기오염 방지 효과가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카렌스Ⅱ 판매제한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환경부 시책이 합리화될 수는 없다.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경유승용차 환경위원회에 자동차업계 인사를 포함시키고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