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철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는 30일 "우리는 조선반도 핵문제를 국제화하려는 온갖 시도를 철저히 반대한다"며 "그 어떤 형태의 다자회담도 실현될 수 없다"고 밝혔다. 리 대사는 이날 베른에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다보스포럼 발언에 대한 기본발언'이란 제목의 성명문을 통해 "이런 시도들은 조선반도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할 뿐이며 우리는 이런 다자회담에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리 대사는 "파월이 다보스에서 핵문제가 조미(북미) 사이의 문제가 아니므로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면서 "미국이 불집을 일으킨 문제인데 어찌하여 조미(북미)사이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당자사들인 우리와 미국이 마주 앉는 것"이라고 북.미간 양자대화를 거듭 촉구하면서 "미국은 초대국답지 않은 조건부를 우리에게 제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불가침조약 체결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대화'는 하지만 `협상'은 없다는 미국의 논리는 사실상 대화도 협상도 다 반대하는 것"이라며 "조선반도의 위기를 진심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길로 떠 밀 것이 아니라 미국이 우리와의 회담에 나서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대사는 "우리는 농축우라늄계획을 `시인'한 일이 없음을 명백히 한다"며 "미국은 농축우라늄계획에 대한 그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근거없는 `시인'이라는 결국 날조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지난 26일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 앞서 주요국 외무장관과 연쇄 회동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남북한, 일본, 유럽연합(EU), 호주가 참여하는 `5+5' 다자협의체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를 겸직하고 있는 리 철 대사는 지난 88년 베른 주재 북한대사로 부임했으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