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C. 부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시아정책연구센터 대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입하는 것은 현재로선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표는 29일 자 독일 일간 타게스 차이퉁과의 회견에서 현재 전개중인 지역적-다자적 북한 설득 전략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만 안보리가 개입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사찰재개 시 핵심역할을 할 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희망하는 국가들과의 연대형성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북한이 자세 변화를 보이면 장기적 차원의 보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라는 목표에 대해서는 결코 양보해서는 안되며, 북한의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으면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체면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해 10월 이후 미국 정부가 북한 관련 외교정책에서 분열상을 드러내고 국제적 연대를 형성하는데도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 대내적으로 정책적 합의를 추진 중이며 동맹국들의 이해를 더 고려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정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이는 부분적으로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북한의 협상방식이 포커를 하는 듯 독특한 점이 있다는데도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1-2개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라크 보다 위협적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북한이 추가로 핵물질을 추출한다고 해도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인 안정에는 별 변화가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이 플루토늄을 사담 후세인에게 수출하는 일은 악몽이므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에서 북한이 탈퇴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해 현재의 위기가 야기된 것은 아니며, 북한이 핵개발을 해온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외교적으로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그같은 표현을 피했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여겨온 상황에서 미국의 핵 선제공격 독트린은 사태와 관련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