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윤리경영이 곧 기업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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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Moral Management)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재계의 최근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새로운 변화다.
보도(한경 27일자 A13면)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LG그룹 등은 새해들어 최우선 경영목표로 윤리 및 신뢰경영 체제 구축을 내걸고 행동 강령을 제정하는 한편 담당 조직을 정비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은 임직원 개인의 윤리의식 확립은 물론 상사의 부당한 명령이나 지시까지 거부할 수 있도록 실천 매뉴얼인 '부정판단 기준'을 만들었고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윤리강령을 강화하거나 재정비해 오는 3,4월께 모범기준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그룹 역시 공개입찰 및 전자입찰제를 도입하고 윤리 선언문을 채택하는 한편 부도덕한 거래를 상호 감시할 수 있도록 구매관련 윤리기준을 크게 강화했다고 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SK 롯데 금호그룹 등 주요 대기업은 물론 최근에는 중견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윤리경영 움직임은 기업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사회의 요구 수준이 날로 높아지는 데다 기업 스스로도 이를 통해 이익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새정부 출범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만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윤리경영을 도입한 기업의 72.3%가 매출액이 증가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전경련 조사(2001)에서도 드러나듯이 윤리 문제는 단순히 기업의 외관을 장식하는 그럴 듯한 도덕적 선언이 아니라 현대경영의 새로운 요소임이 분명하다.
근년 들어서는 국제적으로도 윤리경영이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식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소 상장조건이나 각종 입찰자격 등에 윤리기준이 새로 첨부될 것이 확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OECD가 국제상거래 뇌물방지 협약을 채택한 것은 이미 지난 97년이었지만 미국 윤리담당임원협의회(EOA)에서 작성한 표준안을 중심으로 금명간 ISO 국제기준까지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니 국내기업이 이를 화급한 경영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윤리경영은 '기업의 법적 책임은 물론이고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대를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동에 적극 반영하는 것'으로 정의되지만 각종 납품비리와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그 중요성은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재계에서 자율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윤리경영은 따지고 보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개혁의 본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욱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