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들은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과 대학의 민주적 운영에서 미국과 유럽 대학에 비해 크게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文龍鱗) 교수가 교육인적자원부 의뢰로 민주시민 양성 교육체계에 대해 국내 대학과 미국, 유럽 대학을 비교 연구한 '대학에서의 민주시민 교육에 대한 국제비교 기초연구' 결과 17일 밝혀졌다. 문 교수는 국내 대학을 교양교육과 사회봉사활동 기준으로 둘 다 우수한 대학과 미흡한 대학, 한가지만 우수한 대학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한 뒤 14개 대학을 선정, 조사해 미국 15개, 유럽 15개 대학에 대한 국제 컨소시엄 연구 결과와 비교했다. 교수와 교직원의 대학 경영 참여 기회에 대해 국내 대학에서는 '없다'는 답이 65.6%, '있다'가 34.4%였으나 외국 대학은 '있다'가 85.4%, '없다'가 14.6%였다. 학생의 대학운영 참여의 경우 대학이 학생 활동 외 문제를 학생과 협의하느냐는 질문에 국내 학생은 75.9%가 부정적으로 답했으나 외국은 긍정 응답이 52.4%였다. 또 다양한 수준에서 대학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있느냐는 질문에서도 국내학생은 69.0%가 '없다'고 답했으나 외국은 '있다'는 응답이 68.3%나 됐다. 그러나 행정조직이 의사결정시 학생들과 협의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불만족' 응답이 국내와 외국 각각 75.9%, 71.9%로 비슷했다. 대학이 학생의 정치.정책 참여를 장려하느냐는 질문에서는 국내의 경우 부정 응답이 65.5%로 외국(54.3%)보다 높았고 교수들이 학생들의 다문화주의 수용을 장려하느냐는 질문에서도 국내의 부정 응답이 48.3%로 외국(26.4%)보다 높았다. 민주시민성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구성에서도 시민적 책무성 실천장려 교과목개설에 대해 국내 학생들은 55.2%가 없다고 답했으나 외국은 있다는 답이 76.4%였다. 또 대학에 민주주의 관련 기구나 센터 프로그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국내 학생들은 69.0%가 없다고 답했으나 외국은 있다는 응답이 54.1%를 차지했다. 문 교수는 "민주적 제도 차원에서 학생들의 대학경영 참여는 미국과 유럽 대학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며 민주주의 교육에서도 학외 경험을 통한 민주주의교육은 우리나라 대학이 해외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