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98년 '200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때부터 예견돼온 수능 반올림 문제에 미리 대처하지 못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교육부가 '소수점 이하 반올림'을 고집하는 이유는 대학입시가 지나치게 점수 위주로 서열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하지만 수능 5개 영역 1백개 문항에 대해 소수점 이하까지 차등배점으로 출제를 해놓고 정작 대학들이 사정할 때에는 이를 반올림한 '정수'점수를 사용토록 하는 것은 앞 뒤가 안맞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작년 입시에서도 올해 서울대에 지원했다 1차 전형에 떨어진 이모양(18)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무대책으로 일관하며 수능 반올림 제도를 계속 고집해 오다 최근 행정법원 소송으로까지 번지자 뒤늦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나서 수험생과 학부모로부터 거센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 3일 이양의 이의제기 후에도 '정수 위주의 현재 대입전형 제도 유지'를 고수하며 "교육부가 나서 반올림으로 인한 피해자를 구제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양이 지난 9일 서울행정법원에 '불합격 처분취소청구 소송'과 '효력정지 신청'을 하고 법원이 12일 이를 받아들이자 "소송을 제기한 학생은 법원 판결에 따라 대학별로 구제할 수 있다" "올 대입 전형이 끝난 후 수능 반올림 문제를 개선하겠다"며 입장을 바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