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1부 : (4) (美) 비즈니스 체험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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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남부 쿠퍼티노의 몬타비스타 하이스쿨.
지역에서 명문 공립학교로 손꼽히는 이 학교 운동장에는 쉬는 시간마다 두 개의 '노점상'이 출몰한다.
빵에서 초코바까지 온갖 먹거리를 파는 손수레 점포다.
허름한 수레에는 간판도 번듯하다.
'황소 슈미트 카페(Bull Schmidt Cafe)'와 '로라 슈미트 카페(Lora Schmidt Cafe)'.
'번개 노점상'의 정체는 이 학교 12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운영하는 간이 매점.
비즈니스 과목을 담당한 칼 슈미트 교사(51)의 '이콘 클래스(경제학 수업)'를 듣는 두 개반 학생들이다.
슈미트씨는 매학기 우수반 경제학 수업에서 '실전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과제로 주고 있다.
한 반 학생들이 투자한 자본금(10달러.1인당 2주)으로 '주식회사'를 만든다.
이 회사는 3주동안 학교에서 영업을 하고 수익금을 나눠 갖는다.
노.사도 정해진다.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케팅담당 이사, 구매담당 이사, 영업담당 이사로 뽑힌 경영진 5명이 경영과 전략 수립을 맡는다.
나머지 학생들은 종업원이 되어 시간당 3달러의 임금을 받고 판매원으로 일한다.
자본금이 불어나면 그만큼 주식값도 오른다.
경영진에게는 '스톡옵션'도 주어진다.
학생들은 할인점인 코스코에서 음식재료나 과자류 등을 사와 일반슈퍼 가격보다 약간 비싸게 판매한다.
한 주에 정해진 매출 목표는 3백달러.
물론 다른 반 학생들이 운영하는 상점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비가 내리던 19일 쉬는 시간에도 어김없이 가게가 차려졌다.
'황소카페'는 맛깔난 김초밥, '로라팀'은 따끈한 햄버거가 대표 메뉴다.
"김~밥! 기임~밥! 구십구센트!"
"따끈따끈한 햄버거!"
보기 드문 폭우 탓인지 '따끈따끈' 쪽에 더 손님이 몰린다.
하지만 전날까지는 '황소팀'의 실적이 앞섰다.
영업시작 2주차의 매출액은 3백80달러.
첫 주보다 20% 매출이 늘었다.
'황소팀'의 CEO를 맡은 크리스티 요우 양(17)는 "매일저녁 운영진이 모여 그날의 실적을 체크하고 잘 팔린 품목을 보강하거나 잘 나가지 않는 품목을 제외하는 등의 마케팅 전략 회의를 연다"며 "판매는 반 학생들이 모두 골고루 맡게 된다"고 말한다.
CFO를 맡고 있는 로저 킴 군(16)도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보다 회사 경영 시스템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아주 재미있다"고 말한다.
담당 교사인 슈미트씨는 "학생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동안 여러가지 선택과 결정을 하고 전략을 직접 세우게 된다"며 "학생들이 사회에 곧바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부터 주식회사 경영 마케팅 재고관리 이익배분 같은 시장경제 시스템을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퍼티노(미국)=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