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산업인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첨단 디지털 신산업을 꽃피울 포항테크노파크 1단계사업이 지난해말 완공되면서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철강 중심의 굴뚝산업 인맥은 퇴조하고 대신 벤처기업과 벤처 지원기관 인사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명섭 포항테크노파크 초대 사업단장은 포항에서 가장 바쁜 인사다. 벤처업체 입주는 물론 오는 2005년까지 4만2천여평 규모의 포항테크노파크 사업을 끝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사업화 지원에도 눈코 뜰 새 없다. 포스코 김정원 전무는 첨단산업 재편열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후원자이다. 10년 이내에 철강산업을 대체할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연구집단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3백20억원을 들여 이미 포항공대에 국내 최대규모의 "생명공학연구센터"를 건립중이다. 김 전무는 "포스코가 오는 2005년까지 정보통신 등 4대 신산업에 5조여원을 투자키로 해 직.간접 영향을 받는 포항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신산업도시로 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창업투자회사인 포스텍기술투자의 이전영 사장(포스코 신사업 상무.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장)은 창업보육사로 이름을 얻었다. 창업센터를 거쳐간 제노마인 등 11개 벤처기업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6백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징테크 이재목 사장은 사이버 창고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포스코내 초대형 철강제품 창고의 무인화 원격관리시대를 열었다. 최근에는 일본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물류처리 전문 시스템통합업체인 오토데이타시스템의 김응욱 사장은 최근 제철소 등 고온 작업장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와 센서를 보호하는 전자냉각시스템 기술을 개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사장은 PC에서 전화와 팩스는 물론 문자 음성 이메일까지 동시에 가능한 개인용 통합정보통신인 이존팩(Ezon Pack)도 개발했다. 바이오 분야의 간판 스타기업인 제노마인 박유신 사장은 포항공대 연구진과 공동 개발한 식물 수명연장 유전자(ORE)의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이 기술을 쓰면 식물의 수명이 연장돼 본격 이용되면 국내외 화훼산업의 매출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인 케이에스티 박병곤 사장은 열복사 무기도료등 철강 에너지 부문 신소재 개발로 해마다 30% 이상 외형을 키워가고 있다. 창업 3년여만에 모두 6건의 특허를 출원해 중소기업청 모범중소기업인상과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모바일 테크놀러지의 정재곤 사장은 첨단 모바일 기술을 포스코 등 포항내 산업인프라에 접목하기 위해 사업체를 서울에서 포항테크노파크로 이전했다. 정 사장은 모바일 기술을 데이타 통합용과 공공주차부문,캠퍼스,무선인터넷 등의 분야에까지 폭넓게 적용한 통합솔루션을 개발해 이미 일본과 유럽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포항=하인식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