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개인 신용불량자수가 2백50만명을 훨씬 넘었고 그중 상당수가 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이라는 점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자라나는 세대가 뭔가 경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우리경제의 앞날이 어떠하리라는 것 또한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신용파탄 상태인 청소년 문제는 그 일차적인 책임이 당연히 본인들에게 있지만,그들에게 경제현실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기성세대의 잘못 역시 원인이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본사가 올해 연중기획으로 '10대에게 경제교육을' 택한 것도 바로 그래서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지난해말 6개 대도시 중·고등학생 1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학교에서 배운 경제지식이 현실생활과 별로 관련이 없다는 대답이 절반을 훨씬 넘었다는 점도 청소년 경제교육의 절실한 필요성을 반증한다. 교육내용에는 용돈관리 자립심배양 등도 포함돼야 하겠지만,무엇보다도 시장경제의 원리를 체득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선 모든 경제행위는 계약을 통해 이뤄지며,각자의 의사결정은 자유지만 동시에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철저히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각자의 신용관리는 결국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명확히 가르쳐야 옳다. 아무런 수입도 없는 청소년들이 갖고 싶은 물건을 외상으로 마구 사거나 이동통신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다. 입시교육 위주의 잘못된 공교육이 경제에 대한 이해부족을 결과해 경제현상의 집단이기주의를 배태하는 꼴이 되풀이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기업의 역할이 무엇이며 국가경제에서 기업활동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잘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국가경제의 공급을 맡고 있는 기업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르치는 것은 원칙있는 시장경제가 기능하는 선진자본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우리경제의 내일을 짊어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경제관을 심어주는 일은 시급한 과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기업 학교 가정이 모두 힘을 합해 청소년들에게 시장경제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해야 마땅하다. 미국의 경우 전국 각지에 전국경제교육협의회(NCEE) 산하 지부를 두고 학생들에 대한 경제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정부차원에서 국가경제교육위원회까지 두고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