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코노미스트들은 새해 미국경제가 GDP(국내총생산) 기준 3.2-3.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추정치인 2.8%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새해 미국 경제기상도는 한마디로 '다소 맑음'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는 민간소비 보다 기업투자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전망한다.

지금까지 경기의 급격한 하락을 막아준 민간소비가 한풀 꺽이고 있지만 지난 2년동안 기업들의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된데 대한 기대이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올해 기업 이윤율이 9.7%로 높아지고 이에 따라 최근 2년간 마이너스였던 자본투자도 7.7%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낙관적 전망은 3가지 중요한 '전제'를 달고 있다.

크게 보면 <>이라크전쟁 <>경기부양책 <>금리정책 등 주요 변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기업투자회복'과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3대 변수가 올해 미국 경제를 풀어주는 함수이자 관전법인 셈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밥 디클레멘트는 "올해 미국 경제의 향방은 이라크전쟁 추이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가 없다"고 진단한다.

과연 이라크와 전쟁을 할 것인가, 전쟁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승리할 경우 전후 복구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가 등에 미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얘기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빠르게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경우 소비자들과 기업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 경기는 쉽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중동지역의 석유수출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경우,혹은 미국의 이라크공격에 항의하는 테러리스트들의 테러가 본격화되면 미국인들의 소비 및 투자심리는 급격히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평화를 얻는 것'이 핵심 전략이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부시 행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하는 경기부양책도 새해 미국 경제흐름에 큰 영향을 줄 요인이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미국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얼마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 분명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5백억달러에서 2천억달러'까지 편차가 매우 심한 편이다.

또 어떤 종류의 부양책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어떤 부양책이 확정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금리정책도 관심사.

FRB가 언제까지 '40년만의 최저금리'를 유지할 것인가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과열과 인플레를 막기위해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살아난다는 가정하에서다.

하지만 이라크사태가 풀리지 않으면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1년내내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FRB는 지난 90-91년 경기침체기때 공격적인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한 뒤 93년 1년동안 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선례를 갖고 있기도 하다.

물론 행정부와 의회의 과도한 부양책으로 경기가 과열기미를 보일 경우 지체없이 금리인상을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같은 정책은 대부분 기업투자회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기업들이 자금이 없어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손성원 웰스파고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에게 부족한 것은 신뢰이지 자금이 아니다"고 말한다.

"돈이 없어 고민하는 기업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그는 "확실한 소비증대 등 수요만 늘릴수 있다면 기업투자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진단한다.

워싱턴=고광철.뉴욕=육동인 특파원 k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