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6%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 기업인이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2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5.6으로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1백 미만을 기록했다.

BSI가 1백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1백대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3년도 경제전망'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 경제성장률을 '6% 이상'으로 점친 경영자는 전체 응답자의 3%에 불과했다.

'5%대'가 45.5%였고 '4%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응답은 51.5%에 달했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내년 경제를 정부나 연구기관들보다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소비자전망조사(11월 기준)도 마찬가지다.

6개월 뒤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주관적인 전망을 묻는 소비자기대지수(CSI)는 5개월연속 곤두박질쳐 93.4에 그쳤다.

특히 경기전망에 대한 기대지수는 지난해 9월 105.9로 기준선인 1백을 넘었으나 10월에는 87.8로 급락한데 이어 11월에는 81.9로 추락했다.

내년 경기에 대해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이처럼 불안해 하는 것은 세계경제 여건이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언제 침공할지, 북한 핵개발 위험은 어떨지, 유가는 얼마나 뛸지,세계경제는 언제쯤이나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지 등이 모두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고선 지표로 나타난 경제여건이 호전된다고 해도 소비나 설비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