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대 평화위원회는 31일 종로3가 서울극장 앞에서 「007 어나더데이」 상영중단 캠페인을 벌였다.

40여명의 청년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집회에서 통일연대측은 "「007 어나더데이」가 북한을 '악의 화신'으로 표현하고 한반도에 냉전과 대결을 부추기며 한반도의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007 어나더데이」를 보지 말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SOFA 개정과 부시 미대통령 사과를 위한 촛불시위가 열리고 있는 지금 영화 개봉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배급사에 "영화 상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31일 개봉한 「007 어나더데이」는 영화가 완성되기 전부터 차인표의 캐스팅 거절, 한총련의 영화 제작 중단 성명 등으로 논란을 빚어왔고 최근에는 네티즌들의 안티007운동, 조계종의 불상앞 성행위 삭제 요구, 통일연대의 개봉중지 성명 등이 잇따랐다.

통일연대의 강형구(34) 조직국장은 "무분별한 반미감정 때문에 캠페인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촛불시위가 SOFA 개정을 위한 것 처럼 '어나더데이' 상영반대 캠페인은 민족의 자존심과 존엄을 무시하는 영화의 상영중지를 요구하고 시민들에게 영화의 무엇이 문제인지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0세기 폭스 코리아측은 상영을 예정대로 강행할 계획이다.

20세기폭스코리아의 이주성 대표이사는 "영화 한편으로 전쟁이 난다면 아무도 영화를 만들 수 없다"며 "영화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만들어졌을 뿐 정치, 사회적으로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전국 145개, 서울 4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007 어나더데이」는 개봉일이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극장의 7개 스크린 중 이날 첫회 매진을 기록한 스크린은 4개나 된데 반해「007 어나더데이」를 관람한 관객들은 20여명 뿐이었으며 인터넷 예매사이트 MAX무비의 예매순위도 31일 오후 1시45분 현재 2.57%로 6위에 그쳤다.

통일연대는 이날 세차례에 걸쳐 열리는 반대집회와 '007 상영중지'를 내용으로 하는 웹진의 배포, 인터넷 '안티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반대운동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