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카드업계 세밑 고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년이 걱정입니다.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이익급감은 물론 적자속에 허덕일 거예요.
연체율 증가와 현금서비스 비율 축소가 주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수수료 인상으로 손실을 메워야 하지만 눈치 봐야 할 곳이 많아 쉽지 않습니다."
중견 카드사의 한 기획담당 임원은 "내년 경영목표와 전략을 확정해야 하는데 악재가 너무 많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세밑 고민을 토로했다.
이 임원은 "대부분의 카드사 임원들이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며 "내년에는 실적 저하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카드사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지적대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연말에 같은 걱정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예상되는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나 일시적인 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카드업계의 갑작스런 실적악화는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현금서비스 비율 축소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발표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현금서비스 비율 축소가 시행되자 돈가뭄을 겪은 고객들의 연체가 급증,카드사의 수익구조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작용에 대한 지적은 비단 카드사에서만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현금대출 비중을 줄인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조차 현금서비스 비율 축소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 전문가들은 "정부가 카드 현금서비스 비중을 줄여 카드사 건전성을 높이도록 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근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현금서비스 축소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에 지나치게 치중한 데 따른 업보인 측면도 있으나 카드사와 고객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게 금융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부의 역할은 문제가 생긴 비행기를 추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해 비행기와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카드사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기완 산업부 생활경제팀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