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큰 폭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690선에 턱걸이했고 코스닥지수는 50선을 내놓았다. 23일 증시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위기 고조와 북한의 핵시설 감지장치 제거 등 외부 악재가 증폭되면서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 상승과 그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대선 이전 선취매 물량과 투신사의 환매성 매물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시장관계자들은 해외악재가 여전히 ‘진행형’인 점을 감안해 추이를 관망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다만 연말 내지는 연초 효과를 고려할 때 추가 급락이 나타날 경우 실적주 위주의 저가매수가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닷새만에 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주 말보다 18.06포인트, 2.55% 떨어진 691.38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지수는 장 초반 713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내 반락,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는 49.14로 2.62포인트, 5.06% 급락했다. 거래소 통신과 코스닥 기타제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 운수창고, 섬유의복, 증권, 은행, 유통, 건설, 출판/매체복제, 디지털컨텐츠,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이 지수하락률을 크게 하회했다. 지수관련주는 삼성전자가 2.79% 내리며 35만원선을 내놓은 것을 비롯, 국민은행, 현대차, LG전자, 삼성전기, 엔씨소프트, 아시아나항공, LG텔레콤, KTF, 강원랜드, 국민카드, 다음 등이 대부분 내렸다. 하나로통신, 담배인삼공사 정도가 강세를 보였다.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쳐 무려 1,478종목이 하락하고 200종목이 넘는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테크메이트, 해룡실리콘, 영풍산업, 흥구산업 등 전쟁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이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가각 781억원, 10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182억원, 84억원 순매수로 대응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626억원을 사들이고 코스닥에서 8억원을 처분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대량 유입되며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2,360억원 들어왔다. 반면 프로그램 매도는 691억원 출회되는 데 그쳤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대선에 따른 착시 현상 등으로 국내증시가 해외리스크를 반영하지 못했던 데다 개인이 대선 이전 선취매한 물량을 내놓으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리스크 증가와 북한의 원자로 봉인 제거로 인한 국가위험도 증가, 채권가격 상승으로 표현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을 감안할 때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