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미수사고가 발생한 LG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불법이라는점을 알고도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미수금을 대납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투자증권 홍콩 현지법인은 미수사건이 나자 불법인줄 알면서도 대신 결제했다.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한 반대 매매도 홍콩 현지법인 책임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대형 미수사건과 관련,여러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만기를 앞둔 한 펀드가 청산 및 새 펀드 설정과정에서 편입대상 주식을 확보하다가 주가가 급락하는 바람에 발생했다는 설 △트리플위칭데이인 지난 12일 옵션을 대거 사들인 투자자가 지수를 띄우기 위해 삼성전자를 매수한 뒤 옵션이익만 챙기고 도주했다는 설 △이른바 작전세력이 자금 스케줄상 이상이 생기면서 일어났다는 이야기 등이 나돌고 있다. ◆단순사고로 보긴 어렵다=외국인은 통상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에만 투자하는 '정통파'로 받아들인다. 외국인이 사면 개미들이 따라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사실상 작전세력화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매집한 주식에 개인들이 따라붙어 주가가 오르면 털고 나가는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를 낸 외국인계좌에서 다수의 코스닥종목이 발견됐고 시세조종 혐의도 드러났다. ◆베일 속의 거래종목=이번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투자자들 중 7명이 코스닥등록기업의 주요 주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거래했던 종목을 보면 투자자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LG증권은 반대매매하거나 인수종목들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주 외에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 기관투자가들 중에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펀드들이 의외로 많다"고 지적했다. ◆궁금증 더해가는 외국인 실체=이들 투자자가 '진짜'외국인인지,아니면 '가짜'외국인인지가 이번 사고의 최대관심사다. 미수사고를 낸 12개 외국인계좌 중 한 곳의 주인이 홍콩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안개 속이다. 이를 파헤치기 위해서는 자금출처 배후는 물론 정확한 거래내역 등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