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주한미군의 무한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여중생을추모하고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14일 밤 서울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촛불시위 현장을 서울발 기사로 상세히 보도했다. AFP 통신은 `반미 시위현장의 촛불 바다가 서울 주재 미대사관을 삼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촛불을 든 수 만명의 시민들이 지난 6월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부당하다고 여기는 미국의 대응에 항의하러 미 대사관으로 몰려갔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날 밤 미 대사관 옆 광화문 사거리는 깜박이는 촛불 빛으로 가득찼고 5만명의 시민들은 "미선이와 효순이를 살려내라" , "SOFA 개정"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시위참가자들은 주한미군의 완전철수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집회가 최대 규모의 추모시위였다는 대회 조직자들의 말을 전하면서 한때 급진 학생들에게 주로 한정됐던 반미감정이 스타 운동선수와 유명 영화배우, 음악가들을 포함한 주류 한국인들에게도 퍼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날 대학생 2명이 대구의 한 미군기지의 대형물탱크에 올라가 반미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TV에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도 집회장면을 담은 2장의 사진과 함께 `한국인들 거대한 반미시위 개최' 제하의 기사를 통해 약 5만명의 시민들이 여중생 사망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수도 서울에서 집회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날 집회가 여중생을 친 미군에 대한 무죄평결이 지난달 내려진 후 계속된 항의집회 가운데 최대규모라면서 시위 참가자들은 미군 병사를 한국 법정에서 세울 것과 주한미군 지위협정 개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BBC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전날 김대중 한국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것이 이날 모인 시민들을 달래지는 못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부시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AP통신은 부시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학생 2명을 치여 숨지게한 미군 2명에 대한 무죄평결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에 수만명의 시민이 모인 것을비롯해 이날 전국적으로 집회가 열렸으며 해외에서도 항의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날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이 집회에 참가했고 미국과 영국, 독일,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항의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AP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촛불을 든 채 한국의 전통민요인 `아리랑'을 부르면서 행진했으며 경찰이 미 대사관앞에서 행진대열을 차단했으나 일부는 경찰저지선을 지나 대사관 정문까지 진출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