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사망한 심미선, 신효순 두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한 로스앤잴레스 촛불시위가 9일 저녁 LA 다운타운 인근에서 열렸다. LA 촛불시위는 당초 로욜라법대 교정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3시간 앞두고 학교측이 집회를 전격 거부해 인근 공터에서 열렸다. 여중생 사망사건 범대책위원회 방미투쟁단(단장 한상렬 목사)과 범대위 남가주 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30분 재미교포 학생, 시민, 뉴욕에 본부를 둔 반전평화운동단체 국제행동센터(IAC) LA지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로욜라법대(로스쿨) 뒤편 공터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손에 손에 촛불을 켠 채 미군 궤도차량에 숨진 두 여중생의 넋을 위로했다. 풍물놀이패의 가락에 맞춰 종이컵 속에 촛불을 켜든 채 현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후원회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미국의 공개사과' 등 구호를 외쳤으며 여중생들에 대한 묵념과 김종일 범대위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 한상렬 목사의 인사말 순으로 이어진 행사에 평화롭게 참여했다. 범대위 방미투쟁단과 LA 교민, 외국인 인권운동가들은 약 30분 동안 치러진 촛불시위가 끝난 뒤 1km 떨어진 한식당 '비원'까지 올림픽 애버뉴를 따라 가두 침묵시위를 계속한 뒤 희생 여중생 참사와 가해 미군 병사의 무죄평결 등 일련의 상황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지켜봤다. IAC 서부지부 회원 애드리언 가시아(32) 씨는 "한국에서 일어난 여중생 사고를 듣고 깜짝 놀랐다. 엄연한 가해 사실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무책임한 행동을 이해할수 없어 공개사과 요구에 연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맞이 나성포럼 등 진보성향 단체들이 대거 참가한 LA 촛불시위에는 재미 6.25참전동지회(회장 김봉건) 등 보수인사 50여명도 '반미감정 획책 즉각 중단'등 피켓을 들고 현장에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이 행사장 앞에서 이들을 격리해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한상렬 목사 등 범대위 방미투쟁단은 10일 현지 언론 등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11일 오전 유나이티드항공편으로 귀국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