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트랜스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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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는 '신체적 성(sex)과 성 역할(gender)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외모는 남자지만 마음은 여자 혹은 거꾸로인 사람들이다.
남자는 3만명당 1명, 여자는 10만명당 1명 정도라고 한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23번 염색체의 구조(XX나 XY)나 호르몬 혹은 성 정체성을 관장하는 뇌의 이상같은 선천적인 것과 성장환경을 비롯한 후천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정도다.
국내엔 2000년 KBS TV가 조선족 트랜스젠더 현대무용가 진싱의 생활상을 방영하면서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 홍석천 파문과 하리수 신드롬이 생겨나면서 성 정체성 문제로 공론화됐다.
이후 동성애 문제와 마찬가지로 자연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는 식의 무조건적 거부감이나 편견은 많이 해소됐지만 여전히 호기심의 대상인 경우가 많다.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여성연예인으로 활약중인 하리수씨만 해도 군면제 판정에 이어 별도심사를 거쳐 민방위 소집 대상에서도 제외됐는데도 인터넷 에 '여의도 민방위 훈련장에서 훈련받았다' '예비군 훈련장에 나타났다'는 등의 소문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하씨가 마침내 법원에 법적으로도 여자로 살 수 있도록 호적 정정 및 개명 허가를 신청했다는 소식이다.
하씨 외에도 많은 트랜스젠더들은 겉모습과 다른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취직을 제대로 못하는 등 고통받는다고 한다.
트랜스젠더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남들이 수군거리지 않아도 이들은 잘못된 육체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 때문에 심한 정체성 혼란과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
성전환 수술을 하든 안하든 원하는 성으로 살고 싶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주위의 시선을 극복하기 어려워 참는 수가 많고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수술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람에게 있어 '소외감은 불안 수치 죄책감의 원인이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관습에 순응한다'고 한다.
엄청난 고립감과 그에 따른 불안과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성을 바꿔 살고자 하는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일 때도 됐다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