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3일열린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의 진행 절차와 방식이 후보들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론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1분-1분30초라는 짜여진 틀을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니 토론의 흐름이 끊어지는 등 유권자들의 궁금증 해소에 차질을 빚고, 상호비방에 치중하는 것을 제어할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토론회 후 "1분안에 말하려고 하니 답답했다"며 "이런 점은 차차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도 "토론회 방식이 후보간에 초점을 모으지 못하고 산만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한 후보당) 5분씩 질문하고, 답변하는 식으로 하면 활력있는 토론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유토론 방식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은 4일 "짜여진 틀때문에 특별히 누가 잘했고못했고를 따지기 힘들다"고 지적했고 방송계 출신인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이런형식이라면 후보자가 연기로 유권자들을 얼마든지 속일 수 있으며, 할 말이 별로 없는 후보에게 굉장히 유리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또 "제식훈련식으로 정해진 시간을 무리하게 적용할 게 아니라 진행자가 볼 때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시간을 융통성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토론방식을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도 "발언시간, 순서, 주제 등 토론진행 방식이 형식적이었다"면서 "발언시간과 주제를 자유롭게 하고 사회자 개입없이 1대1 상호토론을많이 갖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미디어본부장은 "한 후보가 질문하면 정해진 순서대로 대답을 하는 등경직되게 규칙을 정하다보니 토론이 밋밋해질 수 밖에 없다"며 "질문과 대답순서를혼합해 토론의 흥미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선유권자연대는 "과거 선거에서 TV토론보다는 인신공격적 요소들이 많이 사라지고 후보와 소속정당의 색깔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긍정적인 점을 평가하고 "그러나 검찰개혁,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돈세탁방지법의 개선, 정치자금의투명한 공개 등의 핵심적 제도개혁에 대해 구체적 실현방안과 일정에 대한 언급은거의 없이 일방적 주장과 공격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연대측은 "시간적 제한때문에 충분한 토론과 확인과정을 거칠 수 없어 각 후보는 대안제시와 국민과의 확실한 약속보다는 상호비방을 통해서만 차별성을 부각시키려 했다"며 "토론시간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