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군사적 목적 등으로 수출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첨단 소프트웨어(SW)의 불법 복제품이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면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일 "사무용 프로그램이나 음반 및 게임 파일을 주로 거래하던 디지털 해적시장이 최근 수출규제용 SW에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문제가 되는 불법 거래품목은 과학·엔지니어링 SW다. 이 SW는 로켓 디자인이나 핵반응 등 군사·안보 용도로 사용될 수 있어 리비아나 이라크 같은 국가들에 배포하는 게 금지돼 있다. 그러나 특히 첨단 장비와 무기들이 적성 국가로 수출되는 것을 감시·감독하는 미 국방부 산하 기관들도 수출규제 품목에 속한 SW의 인터넷상 불법거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실제로 뉴저지주의 SW업체인 인텔리전트 라이트는 최근 한 중국 기업이 수출금지 품목인 1천2백달러짜리 첨단 SW를 복제,인터넷상에서 2백달러에 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회사의 지니 마라 사장은 "관련 사실을 관계당국에 통고,조치를 요구했지만 정부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인터넷상의 불법거래 단속이 어렵다는 것은 정부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