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에이즈는 사형선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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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일은 제15회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역사가들은 우리 시대를 에이즈에 대한 공포를 사람들에게 교육시키는 데 수억달러를 투입했다고 기록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들은 우리들이 에이즈 환자의 95% 정도를 치료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은 알지 못할 것이다.
에이즈가 이미 죽음의 병에서 만성병 정도로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들의 이같은 실패는 납득할 수 없는 사실로 여겨질 것이다.
현재 개발도상국에는 6백만명 정도의 에이즈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에이즈 환자 수는 2010년이면 현재의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백만명의 아이들이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로 세상에 태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다수 국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 감염여부에 대한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변명할 것이다.
에이즈를 치료할 만한 의료진과 의약품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고도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결코 정당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에이즈치료에 대한 도덕적이고 실용적인 필요성은 어떠한 이유로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에이즈 검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예방은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에이즈 치료가 전혀 불가능하다고 사람들이 믿는다면 그들은 에이즈 검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에이즈예방은 반드시 치료와 병행돼야 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선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은 더 이상 혼자서 고통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는 환자 자신에게뿐 아니라 건강한 노동자들을 원하는 기업과 정부에도 도움이 된다.
또 적극적인 에이즈 치료는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임신부들에게도 중요하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에이즈 검사에 응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태아에게 이 병을 전염시킬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이럴 경우 아이들이 에이즈 감염자로 세상에 태어나는 비극은 막을 수 있다.
이 같은 작업은 과연 가능할까. 브라질의 경우가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5년간 에이즈치료약을 모든 에이즈 환자들에게 공급,치료와 예방이 혼합된 에이즈퇴치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 결과 브라질의 에이즈 환자는 5년전에 비해 25% 가량 줄었고 에이즈로 인한 사회적 손실도 연간 4억2천2백만 달러 줄었다.
브라질 사람들의 에이즈 감염률도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에이즈 치료정책의 이같은 성공은 지구촌 다른 나라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에이즈퇴치 재단들은 르완다 모잠비크 등 에이즈치료 프로그램이 가장 시급한 나라들에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비록 작은 시도이지만 성공할 경우 다른 나라들에 성공 모델로 평가될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유엔과 각국 정부들은 하루 빨리 에이즈치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에이즈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앞으로도 많다.
현재 우리들은 수 많은 에이즈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의학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적극적인 에이즈 치료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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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뉴욕타임스 12월1일자에 실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기고문 'AIDS is not a Death Sentence'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