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 콜록거리는 걸 보니 감기기운이 있구먼. 감기예방에는 냉수마찰이 가장 좋은데…." 오영석 한신대 총장(60)은 감기에 걸린 사람을 보면 냉수마찰 얘기부터 꺼낸다. "어릴 때는 몸이 약해 11월쯤 되면 감기에 걸려 겨울 내내 시달리곤 했죠. 냉수마찰을 하면 감기가 달아난다는 말을 듣고 중학교 1학년 가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감기에 걸린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오 총장은 50년 가까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냉수마찰을 해왔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눈보라치는 겨울날에도 새벽 4시면 일어나 냇가의 얼음을 깼다. 냉수마찰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웬만해서는 '강행'했다고 한다. "세수할 시간도 충분히 주어지지 않던 훈련병 때도 훌훌 군복을 벗어던지고 감행했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날씨에 냉수마찰하는 모습을 우연히 본 훈련소장이 '기백이 훌륭하다'며 껌 두 통을 상으로 줬죠. 최전방에서 복무할 때는 철모에 물을 떠서 하기도 했습니다." 오 총장은 요즘도 냉수마찰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5시쯤 일어나 대야에 찬물을 떠놓는다. 물이 충분히 차갑지 않으면 얼음을 띄운다. 빳빳한 목욕타월로 '왼쪽 다리-오른쪽 다리-왼팔-오른팔-등-배-가슴' 순서로 몸을 15∼20분 동안 문지른다. "잠자던 피부가 살아서 움직이는 걸 느낍니다. 움츠러진 몸이 확 풀리고 마음도 상쾌해지죠. 냉수마찰을 꾸준히 하면 감기 등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커질 뿐 아니라 피부도 튼튼해집니다." 오 총장은 냉수마찰 후 20여분간 스스로 개발한 '허리강화운동'을 한다. 허리운동은 누워서 한쪽다리씩 들어올려 좌우로 뻗는 것을 시작으로 윗몸과 다리를 동시에 들어올리기,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등 10여가지 동작으로 이뤄진다. 이 운동에도 사연이 있다. "대학때 등산하다가 허리를 삐끗했죠. 허리가 아픈데도 병원에 가보면 별 이상이 없다는 거예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다가 허리뼈를 잘 맞춰주고 허리근육을 강화해줄 만한 동작들을 연구해서 시작했죠. 몇 개월 지속하다 보니 허리통증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오 총장은 허리운동으로 몸을 한결 가볍게 한 뒤 30여분간 집 주위의 조깅코스를 달린다. 달리기도 냉수마찰이나 허리운동과 마찬가지로 몸의 이상을 바로잡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했다. "1981년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시기에 혈압이 높게 나와 고생했습니다. 담당 의사가 달리기를 추천, 매일 아침 바젤공원을 뛰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 총장은 지난해 9월 총장에 취임한 후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총장으로서의 일정과 업무를 소화해내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오 총장은 "냉수마찰 허리운동 등 지금까지 몸으로 터득한 건강비결을 꾸준히 지켜온 것이 바쁜 업무를 소화해낼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다"며 "다만 총장이 된 후 등산을 자주 못가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