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여전히 일본 기업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운송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9백23개 제조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기업 물류비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물류비로 쓴 돈이 매출액 대비 평균 11.1%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5일 발표했다. 1천원짜리 상품을 팔면서 1백11원을 도로와 항만 등에 뿌렸다는 이야기다. 이는 미국 기업(9.17%)을 크게 앞서는 것일 뿐 아니라 일본 기업(5.4%)들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에 이르는 수준이다. 특히 유통업체들의 경우는 일본 기업의 2.5배에 달했다. 한국 유통업체들의 물류비 비중은 9.6%였지만 일본 유통업체들은 4.3%에 그쳤다. 제조업체의 경우도 평균 11.2%를 나타내 일본 제조업체들의 평균치인 5.89%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았다. 상의는 한국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큰 것은 도로나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이 늘어나는 물동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기업들이 품목수를 늘리는 대신 생산량은 줄이는 다품종 소량화로 생산정책을 바꾸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해 물류비 비중은 지난 99년보다는 1.4%포인트 줄어들어 점진적으로나마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물류비 부담은 격년제 조사를 시작한 87년 5.9%에서 계속 증가하다 12.9%를 기록한 97년을 정점으로 99년 12.5%, 지난해 11.1%로 2회 연속 떨어졌다. 한편 물류비 지출은 운송과 보관 및 재고관리비가 대부분(각각 46.5%와 41.3%)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포장비.하역비.물류정보 및 관리비.유통가공비 등의 순이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