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邪佞人交,女雪入墨池, 여사영인교,여설입묵지, 雖融爲水,其色愈汚, 수융위수,기색유오 與端方人處, 여단방인처 如炭入薰爐, 여탄입훈로 雖化爲灰,其香不滅. 수화위회,기향불멸 -------------------------------------------------------------- 간사하고 영악한 사람과 사귀는 것은 마치 눈이 먹물 속에 딸어져 녹아서 물이 되긴 하였으나 그 색이 더 더러워지는 것과 같고, 단아하고,방정한 사람과 사귀는 것은 마치 숯이 향로에 들어가 타서 재가 되긴 하였지만 그 향이 스러지지 않는 것과 같다. -------------------------------------------------------------- 송 허패가 한 말이다. 그의 '초담(樵談)'에 보인다. 물고기는 노는 물에 따라 크기와 색이 다르고 맛이 다르며,새와 짐승도 그들이 살아가는 숲이나 들판에 따라 각기 그 모양이나 생태가 다르다. 우물 안에 큰 고기가 자랄 수 없고 채소밭에 사자나 봉황이 깃들어 살 수 없다. 사람도 어는 물에서 놀고 누구와 사귀면서 살아가는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품이나 행실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어찌 마구 사귀고 함부로 굴 수가 있겠는가. 李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