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에 비해 5.8% 늘었지만 시장예상치를 밑돌아 경기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22일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3분기 실질국내총생산(잠정)이 장마.태풍 등 비경기적 요인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2.4분기(6.4%)에 비해 크게 떨어진데다 시장예상치인 5.9∼6.1%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IT)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과 수출 증가가 기대치보다 컸지만 소비.건설경기의 위축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또 4분기에도 부동산 투기와 가계대출 억제, 카드사 규제 정책의 영향력이 본격 반영되면서 민간소비와 건설경기의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GDP성장률은 6%를 밑돌고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둔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IT업종의 수출증가로 '경기경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며 정부의 가계.부동산 억제대책,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신후식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건설.민간소비가 생각보다 빠르게 줄었지만 수출은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미국 경기 불확실성과 이라크 전쟁 등 변수가 많은 만큼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대이상으로 수출물량은 늘어나는데 비해 수출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건설투자가 많이 위축됐지만 내수버블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내년 상반기까지의 경기둔화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는 "급격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한은의 금리정책이나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이 중요하다"며 "민간소비에 크게 충격을 줄수 있는 정책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식시장과 관련, 이들 전문가는 경기둔화 조짐으로 시장의 상승모멘텀이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내수경기 둔화로 미국 시장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기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보통신업체의 수출증가로 IT업종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