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컴퓨터 전문가 중 상당수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만든 제품의 첫번째 버전은 구입하지 않는 관행을 갖고 있다. MS가 최근 공개한 펜으로 쓰는 컴퓨터인 '태블릿 PC'의 구입여부를 검토할 때도 이같은 관행을 기억해두는 게 좋다. 태블릿 PC가 갈수록 위축되는 PC 시장에 혁신을 가져다 주고,결국은 MS의 뜻대로 노트북 PC의 진화된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첫선을 보인 태블릿 PC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느낌을 준다. 본격적으로 사용되려면 1∼2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태블릿 PC의 목적은 펜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것이다. 전자 펜은 마우스 역할을 하기도 하고 스크린(화면) 위에 글씨를 써서 문서를 저장하는 입력장치로도 사용된다. 정확도가 90%에 육박한다. 키보드를 부착하면 노트북 PC로,키보드가 없으면 공책처럼 사용할 수 있다. 태블릿 PC는 또 간단한 메모 도면 낙서 등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 효용성도 갖고 있다. 하지만 2천달러를 지불하면서 사야 할 만큼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키보드는 여전히 문자나 숫자를 PC에 입력하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다. 태블릿 PC가 미래에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지 여부를 결정지을 관건은 태블릿 PC의 독특한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여부다. 일례로 '지니오'라는 서비스는 태블릿 PC를 잡지 판독기로 만들 수 있다. 또 일정표 모양의 화면 위에 메모나 약속 일정을 쓰기만 하면 이 정보가 MS의 아웃룩이라는 e메일 프로그램에 저장될 수 있다. 하지만 태블릿 PC의 유용성은 MS가 내린 일부 결정에 의해 제한받을 것으로 보인다. 윈도라는 운영체제(OS)에서만 작동되도록 한 게 그렇다. 윈도가 깔린 PC에서 마우스나 터치패드를 이용해 화면상의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려면 커서나 화살표가 필요하다. 커서나 화살표가 어디를 가리키는지를 표시하기 때문이다. 윈도를 탑재한 PC는 이때문에 커서나 화살표를 자동으로 표시한다. 태블릿 PC에서 이같은 방식은 오히려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커서가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화면 상에 가상의 키보드를 등장시켰을 때를 생각해보자.가상의 키(key)는 전자 펜이 그 위에만 있어도 색상이 변한다. 실제로 그 키를 건드리면 또 색이 바뀐다. 커서의 용도가 필요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커서는 사냥개처럼 전자 펜이 가리키는 위치의 주위를 맴돈다. 게다가 키보드 없이 전자 펜만으로는 컨트롤(control) 키 및 시프트(shift) 키와 다른 문자를 조합,명령을 내리기가 힘들다. 소프트웨어는 문맥을 이해함으로써 필기체 문자의 인식률을 높인다. e메일을 보낼 때는 이 작업이 잘 통한다. 하지만 사용자 이름이나 비밀번호 또는 웹사이트 주소 등을 입력할 때는 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쌓이면 태블릿 PC의 유용성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입력방식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태블릿 PC는 당분간 보험과 같은 특정 시장에서 제한된 매력을 발산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용자들은 MS와 협력업체들이 잘못을 바로잡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이 글은 스티븐 윌드스트롬 칼럼니스트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8일자)에 기고한 'The Microsoft Pen Is a Mite Clunky'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