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은 더 이상의 경기침체를 막겠다는 정면 승부수로 해석된다. 월가의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현행 1.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6일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같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그동안 0.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코노미스트들도 놀랐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공격적 금리인하가 정조준한 것은 주식시장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의 불씨를 계속 지펴 증시의 훈훈한 기운으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겠다는 계산"(윌리엄 설리번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이라는 분석이다. 41년만의 최저수준인 초저금리를 또다시 낮춘 것은 "얼마남지 않은 실탄마저 쓰는 총력전을 벌인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심리적인 효과를 겨냥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15년 재임기간중 가장 공격적 조치라는 평가를 받는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시장은 일단 긍정적 반응이다. 금리인하 발표직후 주가는 급등-급락-급등을 반복하는 등 짧은 시간 혼전양상을 보였지만 결국 다우지수가 1.7% 상승하며 8,700선을 뛰어 넘었다. 나스닥도 1.3%로 올라 1,400선을 굳혔다. 두 지수 모두 8월말 이후 두달 반만의 최고치다. 월가 전략가들은 중장기적으로도 대체로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감세정책 등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부양책과 어우러져 경기를 부추기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평가한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50년만에 상.하 양원을 모두 지배하는 압승을 거둔 것도 적극적인 부양책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를 낳게 하고 있다. FRB의 이같은 적극성을 감안할 때 일각에선 이번 금리인하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내년초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적어도 연내에는 추가 인하가 없겠지만 연말경기가 기대보다 썰렁할 경우 내년초 또다시 금리를 내릴 것"(에탄 해리스 리먼 브러더스 이코노미스트)이란 전망도 나온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