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재기를 노리는 일본축구의 '풍운아' 마에조노 마사키요(29)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한때 일본대표팀 부동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렸던 마에조노는 안양 LG입단을 위한 실전테스트였던 4일 프로축구 2군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오랜만에감각을 뽐내 안양 조광래 감독을 만족케 했다. 자신의 입단을 매몰차게 거부한 성남 일화와 맞선 마에조노는 "체력이 약하다"는 항간의 평가를 무색케하며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특히 전반 26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골대 모서리를 튕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박정환의 선제 결승골을 엮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안양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시종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성실하고적극적인 자세. 조광래 감독은 "기량은 충분히 갖고 있지만 워낙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라 2차전을 통해 입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OK' 사인을 낼 것임을 시사했다. 안양을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선택한 마에조노가 K-리그행 절차를 밟은 것은 프로축구연맹에 임의 선수등록을 요청한 지난달 9일. 연맹은 기량 검증 등 용병 수입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는 차원에서 용병에 한해임의 등록을 허용, 2군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마에조노의 첫 발걸음은 순탄치 못했다. 재일교포 박강조와 J-리거 가이모토 고지로를 영입해 일본에 대한 `노하우'가쌓인 성남으로부터 테크닉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거친 한국축구에는 맞지 않을것 같다"는 판정이 내려져 입단을 거부당한 것. 물론 그의 `젊은날 실수'도 성남의 거부 의사에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96애틀랜타올림픽을 정점으로 나카타 히데토시에 버금가는 스타 반열에 올랐던그는 잠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는 등 자기관리를 못해 감독과 갈등을 빚으면서 포르투갈과 브라질을 전전하는 떠돌이로 전락했다. 지난해에는 도쿄 베르디에서 부활을 노렸지만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나의 스타일은 한국축구에 맞다"며 안양 입단을 간절히 원하는 마에조노가 K-리그에서 부활의 나래를 펼 수 있을 지, 조 감독의 결단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