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을 원수로 삼고 '반미'를 외쳐도 미국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유입까지는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북한 평양골프장에서 지난 7∼9일 열린 봄철 골프 애호가 경기에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바지, 신발을 착용한 선수들이 포착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방영한 경기 영상을 보면 골프채를 휘두르는 한 남성의 바지 주머니 아래에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게 보인다. 다른 선수의 신발에서도 나이키 로고가 식별됐다.스포츠 장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에 따라 북한으로 이전을 금지한 사치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나이키가 이 제품들을 북한으로 수출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최근 북한 매체는 골프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외화벌이를 위해 관광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위층이다.이에 나이키 제품도 공무 등 이유로 해외로 드나드는 인사들이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 매체가 보도한 영상과 사진만 봐서는 이들이 착용한 옷과 신발이 실제로 나이키가 생산한 정품인지, 북한 혹은 제3국에서 만든 가품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민의힘이 특검법 부결을 목표로 내부 표 단속에 나섰다.추경호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재의결과 관련해 "윤재옥 전 원내대표와 제가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다 접촉하고 있다"며 "단일대오에 큰 이상기류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폐기된다. 구속 수감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면 재적의원 295명이 전원 출석할 경우 197명이 찬성해야 통과된다.특검법에 찬성하는 야권 의석을 모두 더하면 180석으로, 특검법이 재의결되려면 국민의힘에서 17명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안철수·김웅 의원에 이어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유의동 의원까지 국민의힘에서는 이날까지 총 3명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SBS 유튜브 채널 '스토브리그'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특검법을 받지 못할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찬성표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쪽에 생각이 많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걸 받았을 때 우리가 얻는 게 잃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것 아닌가"라며 "이걸 받으면 결국 민주당이 좀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채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서 당원들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이 끝내 국민의 명령을 거부했다"며 "해병대원 특검법을 반드시 재의결하기 위해 당원 동지들의 지혜를 모으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원 난상토론'은 이날 오후 7시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다. 이 대표는 "채 해병 특검 –민주당의 갈 길' 당원 난상토론에 함께해달라"며 "여러분이 보태주신 귀중한 의견을 모아 무도한 정권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를 거쳐 순직 해병 특검법률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번 특검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삼권분립은 우리 헌법의 골간을 이루는 대원칙"이라며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헌법적 관행을 야당이 일방 처리한 이번 특검법안은 여야가 수십년간 지켜온 소중한 헌법 관행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