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달 중앙선대위 발족과 함께 출범시킨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서청원(徐淸源) 선대위원장, 김영일(金榮馹) 총괄본부장으로 이어지는 '트리오' 체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지도부 라인의 유기적 협조와 분담이 최근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 상승을 이끌어내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당내의 평가다. 이회창 후보가 이른바 '정쟁'으로 비칠 수 있는 각종 대립상황에서 한걸음 물러나서 민생.서민행보를 계속하는 대신 권력형비리 등 공세의 현장에는 서청원 대표와김영일 총장이 전면에 나서 이 후보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선대위 발족 이전에는 '정쟁용 대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여공세의 전면에 나섰지만 김 총장이 합류하면서 두사람간의 역할분담도 이뤄지고 있다. 서 대표는 이른바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망라한 다양한 계층의 갈등을 사전조정하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이 후보가 소화하기 힘든 대외일정을 대신 챙기는 등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김 총장은 중앙당 후원회에서 118억원의 후원금 실적을 올리는 등 공격적인 살림살이와 각종 정보수집을 통한 대여공격에 적극 가담하면서 `공격수'를 자임하고 있고 외부인사 영입을 위해서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세사람의 트리오 체제가 정착되면서 당의 대선 전략도 변하고 있다. 그동안 대표와 총장이 나서 'DJ대 반DJ', '부패정권청산'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대여공세를 주도하고 내부결속을 통한 응집력 강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판단에서다. 특히 대선이 채 50일도 남지 않은 만큼 대표나 총장 모두 현 정권의 문제점에 대한 추궁은 이어가되 이 후보의 안정적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 대표가 31일 선거전략회의에서 선심성 예산이나 법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트리오'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되다 보니 일부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회의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당직자들이 경쟁을 하거나, 지도부와 사전조율되지 않은 돌출발언으로 당을 궁지에 몰아넣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