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공정공시제도를 앞두고 상장·등록기업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기업 IR팀에는 당분간 IR활동을 중지하고 애널리스트의 탐방을 사절토록 하는 등 '함구령'이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제도 시행 이전에 기업의 현장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더 체험하기 위해 탐방횟수를 평소의 2배이상으로 늘리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탐방 사절=상당수 기업들은 당분간 IR활동을 중단하고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애널리스트의 탐방 목적이 향후 기업실적 전망에 있는 만큼 이에대해 얘기해줬을 경우 곧바로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닥의 대형주인 C사의 경우 공정공시제도에 따른 내부 IR지침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애널리스트의 탐방을 일절 받지 않을 방침이다. 거래소 상장사인 D사는 임직원들에게 공정공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기자에게까지도 기업 내용을 얘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입단속'에 나섰다. ◆속타는 애널리스트=공정공시제도에 대해 가장 강력히 반발하는 부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다. 기업들이 기업정보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되면 기업보고서 작성 자체가 불가능해질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제도가 시행되는 첫달인 11월에는 기업들의 눈치보기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기업 보고서보다는 업황 보고서에 주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증권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취득한 기업정보를 개인적 이익에 이용하는 미꾸라지 몇마리를 잡기 위해 '논에서 물을 다 퍼내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